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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Self

커피에 대해서 - 1

by CoachDaddy 2009. 5. 9.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호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기호품. [嗜好品] <명사> [1]
  1. 영양소는 아니나 독특한 향기나 맛이 있어 즐기고 좋아하는 음식물 따위. 술·차·담배 같은 것.
  2. 취미로 즐기고 좋아하는 물품. 노리개·보석·골동품 따위.

그동안 내가 즐겼던 기호품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는것 한가지가 커피다. 최근 커피에 대한 여러가지 책들도 많이 나오고, 커피에 대한 지식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어디간한 포탈에서 '커피'를 검색하면 수많은 목록이 펼쳐진다.

내가 커피를 즐겼다고 할만한 시기는 아마도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것 같다. 그때 처음으로 커피를 마셨던것은 아니다. 집에 있던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기도 했고, 가끔 어른들을 따라 나갔을 경우에는 다방커피도 마셔봤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던것이 고등학교 시절이었다.

기숙사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기숙사를 나와서 집에 다녀오는것은 한달에 한번쯤 있는 행사였다. 그런데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기숙사에서 바깥 세상으로 외출을 할 수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90년대 초에 지방도시에서 주말에 할 수 있는 일에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거나, 그냥 거리를 걸어다니고, 상점을 구경하는게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이었다.

그런 주말 외출에서 하던 몇가지 일이 있었다. 그중 한가지가 편지지를 모으는 일이었다. 왜 하필 편지지를 수집했었는지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적당한 소품을 수집하는데 그 대상으로 편지지를 골랐던것 같다. 파일에 편지지 몇장, 봉투 한장 그리고 스티커를 보관했었다. 이사를 하면서 잃어버렸지만, 한때는 100여가지 모았던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일이 카페를 찾아서 커피를 마시는 일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혼자 방문했다. 까까머리 남자가 혼자 찻집에서 커피를 시켜서 마시는 일을 떠올려보면, 그 풍경이 조금 우습기도 하다. 그렇게 혼자만의 의식을 치루는 것이 주말동안 생겨난 여유로운 시간이 가지고 오는 외로움을 해결하는 수단이었을까? 그 당시에도 혼자 있는 일이 낯설거나 외롭지 않았던것 같은데, 그런게 혼자서는 멋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그때 마셨던 커피들이야 요즘 커피전문점처럼 전문적인지도 않고, 그냥 이름이 붙어 있는 커피였을것이다. 그냥 커피와 원두커피의 구분이 있었고, '비엔나커피'라고 하면 커피위에 정체 모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는 정도였고, 가게마다 가게 이름이 들어간 커피가 있었을 것이다. 그때 가봤던 카페들이 지금도 있는지 궁금하기는 한데, 벌써 17,8년이 지났으니 많이 변했을 것이다. 아직도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커피 한가지 있다. 어디였는지 기억할 수는 없는데, 박하향이 나는 커피를 마셨었다. 커피와 박하향을 연결할 수 있을까? 그 기억은 어쩌면 내 기억속에서 왜곡되 있는 것중 한가지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기억이 있음이 내게 '커피'란 기호품을 유지하게 하는 힘이다.





[1] Yahoo! Korea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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