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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읽기

by CoachDaddy 2024. 6. 11.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읽기 by 곽영직 

- 2024-02-10 ~ 2024-03-18 

- ref : Physics and Beyond: Encounters and Conversations 
- _Der Teil und das Ganze: Gespräche im Umkreis der Atomphysik_
https://en.wikipedia.org/wiki/Physics_and_Beyond
https://www.amazon.com/Physics-Beyond-Encounters-Conversations-Perspectives/dp/0061316229

양자역학 기초를 개척한 하이젠베르크의 시선에서 양자역학의 초창기에 있었던 여러가지 논쟁들과 동시대에 세계 대전과 연결된 사건들을 설명한다. 내용 여러 곳에서 물리학자의 논증이라기 보다는 철학자의 사유를 전개하는 것 같은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pp.32
전체적 연관성이란 자연의 모든 현상에 적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법칙, 다시 말해 만능이론(Theory of everything)과 같은 것을 뜻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pp.48
순수한 지식은 경험에 좌우되지 않는 지식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표상은 감성의 주관적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거기서 경험적인 것을 제거해 가면 순수한 것을 이끌어 낼 수 있는데 이 순수한 것에 기초하는 인식이 보편적인 인식이라는 것이다.

pp.50
칸트는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초감각적이고 초경험적인 것들을 인식의 범주 안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던 기존 철학의 오류에서 벗어나 우리 이성이 인식 가능한 세계만을 다루려고 했다. 칸트는 인간의 이성이 자기 자신을 초월한 것을 대상으로 하게 되면 오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칸트는 인간의 인식 능력을 비관한 자기비관의 철학자였다. 따라서 우리가 물자체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필요 없게 되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의해 물자체는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초월적인 세계로 물러나게 되었기 때문이다.

pp.53
마흐는 물리학이론에 경제성의 원리를 도입했다. 두 가지 이론 모두가 실험 결과를 설명할 수 있을 때 더 간단하게 설명하는 이론을 택하면 된다는 것이 경제성의 원리이다. 마흐가 사유의 경제를 주장한 것은 모든 이론은 관습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떤 이론을 선택하느냐는 그대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험과 관찰만을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한 마흐의 실증주의적 신념은 논리실증주의 과학철학의 모태가 되었던 빈 서클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빈 서클은 '마흐 협회'를 조직하여 운영하기도 했다.

pp.63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너무 쉽게 경험적 사실을 진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과학자들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은 측정 결과를 이용해 만들어 낸 모형에 지나지 않아서, 실제 사물은 모형과 같은 형태로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어. 우리는 감각기관을 통해 지각한 것을 우리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던 시공간의 형식과 선험적 지식을 통해 표상으로 만들어 내지. 따라서 우리는 사물을 직접 인식할 수 없으며, 표상만을 인식할 수 있고 표상으로부터 개념을 만들어 내는 거야.

pp.64
"철학자 말브랑슈는 그의 저서에서 표상이 만들어지는 세가지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어. 첫 번째는 대상에 대한 감각인상이 사람의 마음에 표상을 만든다는 거야. 두 번째는 사람의 마음이 처음부터 표상을 소유하고 있었거나 표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감각인상이 이미 존재하는 표상을 기억해 내도록 하거나 표상들을 형성하도록 자극한다는 거야. 세 번째는 인간의 이성이 신적 이성에 참여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표상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는 거야. 말브랑슈는 세 번째 가능성을 받아들였어."

pp.65
"모든 표상이 경험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는 자연과학자들의 견해도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야. 우리는 표상만을 인식할 수 있으므로 표상이 없으면 아무것도 경험할 수 없어. 따라서 경험이 표상을 만들도록 했는지, 아니면 표상이 경험을 가능하게 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쟁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문제야. 나는 제한된 경험을 바탕으로 원자에 관해서 너무 단순하게 말하는 것을 경고하고 싶어. 원자와 같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은 사물과 표상을 분리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더 기본적인 구조에 속하는 건지도 몰라."

pp.118
사람들은 이제 우리가 측정한 결과가 측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적인 실체가 아니라 대상과 관찰이라는 행위의 상호작용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면 과학도 종교의 여러가지 형식에 대해 관대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pp.152
"그것은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에요. 우리는 더 잘 이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를 뿐만 아니라 새로운 언어에 대해서는 더구나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요. 그러나 모든 언어는 우리가 경험한 것을 설명하기 위한 거예요. 따라서 우리의 감각과 경험세계가 달라지지 않는 한 새로운 언어라는 것이 있을 수 없겠지요." <양자역학을 더 잘 설명하는 새로운 언어의 필요성에 대한 답변>

pp.165
처음에는 이전 물리학의 법칙들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이전의 물리법칙을 가지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후 그는 예전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새로운 가설을 제안했어요. 과학에서는 가급적 이론을 적게 변화시키려고 노력할 때 그리고 윤곽이 확실한 문제의 해결에 집중할 때 결실 있는 혁명을 관철시킬 수 있어요.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자기 마음대로 변화시키려고 한다면 터무니없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