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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2015 #007 삶을 바꾼 만남

by CoachDaddy 2015. 8. 19.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사람이 살아가며 선택할 수 있는 만남중에 중요한 것이리라. 자기를 잘 알아주는 지인과 삶의 반려를 만나는 만남과 비견할 수 있다. 어떤 시기에 어떤 위치에서 만남을 시작했는가 하는 것이 관계를 이해할 때 중요할 것이다. 지방 아전의 자식과 귀양온 중앙관료 출신의 학자의 만남. 유배지에서 시간을 상상해본다. 다시 중앙의 권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과 회의,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 천생 타고난 학자로 본성을 버릴 수 없음에 시작하는 어린 학동들의 가르침. 그냥 소일거리 삼아서 생계를 위해 건성으로 살펴도 알 수 없음에도, 그 중에서 자기 뜻을 따라 줄 제자를 찾을 수 있음이 세옹지마의 복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황상과 정약용의 만남은 일견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만남과 닿아 있다. 스승의 뜻을 지키며 평생 학문을 살피는 일. 다만, 황상이 과거에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신분이나 위치였다면, 그 배움의 과정이 달라지지는 않았을까? 혹은 다산의 유배가 훨씬 짧고, 다시 중앙 관직으로 돌아갔다면, 이 관계가 어떻게 변했을까? 이런 소소한 의문을 가져본다.





삶을 바꾼 만남

저자
정민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1-12-0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어떤 만남은 운명이다! 조선시대 전방위 지식인 다산 정약용,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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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다시 한글 책 시작


8/6 앞쪽에 20% 정도를 읽었다. 일단 지금까지 읽은 부분에서는  정약용의 교육에 대한 내용이 많다. 제자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된 내용들. 어쨌거나, 당대의 최고 학자와 시골 아전의 자식이 많나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맺는다는 것, 귀양온 상황이란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것도 의미가 좀 있을것 같다.


8/14 

p.229  내가 수년 이래로 독서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저 읽기만 해서는 하루에 백 번 천 번을 읽는다고 해도 안 읽은것과 다름없다.  무릇 독서는 뜻 모르는 글자를 만날 때마다 모름지기 널리 고찰하고 세밀하게 연구해서 근원이 되는 뿌리를 얻어야 한다. 인하여 차례를 갖추어 글로 짓는 것을 날마다 일상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한다면 한 종류의 책을 읽어 곁으로 백 종류의 책을 살피는 것을 아울러 얻게 될 것이다. 인하여 본래 읽던 책의 의미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꿰뚫어 알 수가 있게 될 터이니, 이것을 알아두지 않으면 안된다. 


p.231 첫 의문은 다소 엉뚱하고 작은 데서 출발했다. 작은 의문을 계통을 갖춘 지식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실례를 들어 보여주었다. 다산은 이것을 '격물치지의 공부'라고 했다. 격울은 사물을 바룬다, 즉 무질서한 사물을 가지런하게 정돈한다는 의미다. 헝클어진 문서를 탁탁 쳐서 네 귀퉁이를 반듯하게 맞추는 것이 바로 격(격)이다. 이렇게 정돈하고 보면, 앞서는 잘 보이지 않던 의미가 반듯하게 들어난다. 사물을 바루어서 앎에 도달하는 공부가 격물치지다. 이것은 무슨 거창한 공부가 아니라, <조제사전>처럼 작은 공부가 차곡차곡 쌓여서 이루어진다.


최근에 EBS 다큐에서 봤던 "슬로리딩"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중심되는 자료에서 시작해서 주변의 여러가지 자료들을 두루 살피고 다시 본래의 자료를 되새기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과 방법이 천천히 읽으면서 꼼꼼하게 살피며 읽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자료를 살피고 정리하는 방법이 격물치지의 방법과도 연결된다. 


8/16 지금까지 내용에 나타난 정약용의 모습은 그냥 막연히 그려지던 선비와는 조금 다른 듯하다. 물론 "실학의 대가" 라는 것을 생각하면, 일면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정약용을 비견하기도 한다. 이것은 많은 저작들과 수원성 축주에 사용한 거중기에 대한 부분을 더하면 다재다능함에서 이해가 되기도 한다. 실제 생활을 꾸리기 위해서 필요한 여러가지 영역들에 대해서도 많은 식견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어떤 부분이든 관련 서적을 언급하는 부분은 선비로서 틀을 완전히 벗지는 못했다라고 느껴진다. 대학자로 너그러움보다는 일견 치밀하고 꼼꼼한 부분은 유가의 군자의 길과는 멀어보이지만, 실학의 실천이라는 그림에서는 더욱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8/18 꽤나 두툼한 책을 마무리 했다. 한문에 대한 지식이 더 있었으면, 내용들을 더 쉽게 읽을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 만났던 은사의 가르침을 평생을 두고 계속했다. 글이 한꼭지씩 단편적으로 나눠져 있는것이 전체 내용을 흐름을 살피는데 도움이 되는 때도 있지만, 지속적인 흐름이 끊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